무한한 자비와 용서


얼마나 힘든 것이 용서이기에 
일곱 번 하면 되느냐고 묻는
당신의 제자에게 뭐라고 하시며
일곱 번씩 일흔 번을 용서해라
사실 한번 용서하는 것도 힘든데
사백 구십 번을 용서하라니
그럼 매일 용서하며 살라는 건가
그만큼 어려운 것이 용서이다
고로 용서는 무한한 자비 없이는
가까이 할 수 없는 당신이며
용서를 위해선 조건이 없어야 하고
조건이 없다는 것은 
나눔의 차원을 훨 넘어
있는 그대로를 그분처럼
원하는 사람에게 다 넘겨줄 때
그게 용서의 경지라고나 할까
그러나 용서를 잘 보라 
누굴 위해 용서하고 있는가
결국은 자기 자신이다
용서가 없는 내 삶에 
참 평화가 내릴 수 있을까
용서 없이 평화가 없다면
힐링이란 어불성설이기에
내가 자연인으로 돌아가지 않는 한
용서 없이는 무엇도 없다
용서하기 싫다면 
악연을 만들지 마라
그것만이 정답인데 그럴러면
바람처럼 살던지 아니면
저 깊은 산속 옹달샘처럼 살라
그것도 안 된다면
매일매순간 영의 식별을 하라
마음이 오롯이 그분을 향하도록
어느 것이 더 쉬울까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