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신적 신비주의


오늘 그분을 만나면서
몇 겹의 액자를 드나들며
그분의 스토리가 무궁무진함에
무척 놀라면서 다시 그분을 본다
아무리 큰 양파라도
그분 속만큼 깊지 못하고
우주 속을 아무리 파고들어도
그 속의 깊이를 알지 못하는데
그 너머에 그분이 계신 것 아닌가
그분과 벗을 넘어 친구가 되려면
큰 특징하나가 발견되는데
그건 자신을 아까워하지 않으며
신비로운 대열에 들어선 다는 것이다
죽은 라자로를 살리신 베타니아
소생한 라자로를 기념하는 잔치
마르타는 열심히 식복사를 하고
마리아의 신비주의가 발동한다
그 비싼 순 나르드 향을
다짜고짜 그것도 발에 붓고 
여자의 머리카락으로 발을 닦는
마리아의 헌신적 신비주의
보통 사람 같으면 저 비싼 향수를
아니 저 여자가 미쳤나
저분이 감히 누군데
그러나 깊숙한 마음으로 보라
저 젊은 여인이 자신을 완전히 비우고
곧 닥쳐올 저분에 대해 
모든 걸 다 꿰고 있단 말인가
이럴 땐 사내 12명이 
가냘픈 여인 하나만 못하니
이걸 어쩌란 말인가
해서 그분 앞에선 남녀노소가 아니라
그분을 알고 믿고 사랑하는
그 마음의 깊이가 필요할 뿐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