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로와 논두렁길


신작로는 대로라 편하지만
낭만도 없고 너무 밍밍하다
논두렁길은 힘들고 위험하지만
정신도 맑아지고 창작이 가능하다
훗날 시인이 되고 싶다면
무조건 논두렁길을 택하라
힘이 들지만 훗날 웃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본능은
그저 편안한 길을 택한다
그러나 지금 안락한 그 길은
훗날 성공과 낭만은 없다
그러니 힘들더라도 구부러진 길
그 길을 황소처럼 뚜벅뚜벅 가라
대신 망하길 원한다면
지름길에 안락한 길을 가라
그리고 성가정의 길을 보라
잉태부터 난항의 길이었고
핏덩이를 엎고 변경을 넘었다
고향에 돌아와 안주하나 했는데
범상치 않은 아들은 
큰 어른들과 맞장을 뜨지 않나
종국에 홀어머니를 두고 출가 하더니
미쳤다고 소식 날아들고
마지막엔 쫓기는 신세
그 끝엔 최고형인 십자가 형벌
성가정은 그냥 이뤄진 것이 아니라
진짜 좁은 길에 
참 좁은 문을 통과한 후에
얻어진 자비와 진리의 길 이었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