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봉헌하면서

한 인간의 역사를 들추면
하나하나가 뭉텅이가 되어
마치 감자처럼 올라온다
또 한해를 나름 잘 살아냈다
조각조각을 보면 아픔과 상처
뭉뚱그려 보면 인생의 한 장
이래서 우리는 하나하나 보다는
둘이나 셋이 모여 가정을 이뤄
서로를 보듬어 줘야하는가 보다
어느 집이든 상처 없는 집이 있나
조개가 스스로 상처를 입어가면서
아름다운 진주를 만들어 내듯
인간의 삶에는 상처가 있기 마련
그 상처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이것이 큰 관건 인 것이 인생이다
성가정을 보라 얼마나 상처투성인가
마리아의 영혼에 칼을 꽂는
성모칠고를 누가 다 알겠는가
시메온의 예언을 통한 통고의 시작
핏덩이를 데리고 이집트로의 피신
어린 예수를 성전에서 잃은 사건
십자가를 진 아들 예수와의 만남
십자가에 못 박혀 피 흘리는 처절함
십자가에 내려진 시신을 안을 때
무덤에서 모시고 또 찾아 나설 때
이보다 더 큰 고통이 있을까
그래도 사람은 다 자기 것이 크다
고통도 슬픔도 자가 것이 더 크다
그런 것이 인생의 삶이니
한해 농사가 잘 안됐다 해도
우리가 더 큰 고통을 지고가신
성모님께 모든 것을 다 맡겨드리자
그리고 새해엔 좀 더 당신처럼
넓은 마음을 지니고 살아가겠다고 하자.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