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의 이끄심과 별의 안내

내가 진정 살기를 원한다면
나를 버릴 수 있어야 한다
때론 무모할 정도로 강하게
나를 부정하고 떠나야 한다
그 떠남은 단지 나침반 하나
그리고 하늘을 믿고 떠날 때
반드시 희망의 별을 만난다
동방박사들의 여행을 보라
그들은 영감과 하늘의 별빛
그것만 믿고 무모하게 떠났다
그들은 분명 바보가 아니었다
이미 그 옛날에 박사들이었다
요즘도 알아주는 박사들인데
정말 알 수 없는 것은
그 멀고 험한 길을 그것도 밤에
마치 사막에서 바늘 찾는 것처럼
그렇게 어려운 그 길을 나섰다
그래도 그분의 영의 인도와 별이
그들을 이끌어 주었기에 안심했다
그건 아브라함께서 길을 떠났듯이
동방박사들도 똑같은 모습으로 떠났다
현대의 수도자들도 그렇게 떠난다
모든 것을 버리고 하늘의 별과
성령께서 이끄는 그곳을 향해
자신을 투신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많이 달라지고 있다
무모하게 하늘을 믿고 도박하려는
그런 젊은이들이 아주 적다
그만큼 밝아진 세상에 익숙해
더 이상 어둔 밤의 모험을 피하고
오직 자신의 안위와 영위를 위해
희생과 봉헌은 숙면에 들어갔나 보다
무엇이 이 세상을 다시 눈뜨게 할까.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