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은지심과 기적사화


코스모스도 하늘거리고
잠자리도 저공비행을 하며
찬바람이 허리춤 파고들 때
과부의 전 재산인 외아들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기에
마을 사람들도 어쩔 줄 몰라
다함께 에헤 에헤
이제 가면 언제 오나.......
늘 약자 편에 서서
그들의 고통과 눈물을 닦아주고
꼭 필요한 때 해님처럼 나타나
삼라만상도 해결할 수 없는
한계의 저 끝
죽음의 시간도 되돌려
다시금 손발에 힘을 불어 넣으니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벌떡 일어난 그 아들은
다시 돌려받은 생명의 시간으로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올리며
그분과 함께 더 좋은 세상
그것을 위해 세상 끝까지
나아가길 원하니 
제자들마저도 휘둥그레진
얼굴들을 서로보고 
아! 역시 우리 스승님은 
뭔가 달라도 확실히 다르단 말이야
이렇게 그분의 측은지심은
오늘도 기적사화를 이루시고는
어디론가 총총걸음으로 사리지시는데
그 빠르기가 사기지은과 같아
도저히 따를 수가 없다
스승님 하는데 동이 터온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