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속의 빛


그분은 대단도 하셨지만
때론 대못도 박으셨다
어머니에게 ‘여인이시여!’
이게 웬 말인가 
누가 모친에게 이런 말을
이건 격이 완전 다르지 않고는
쓸 수 있는 언어가 아니다
병 주고 약 주는 격은 아니지만
자신이 떠나는 자리에
다른 아들을 주신다고 하신다
감당 안 되는 아들은 떠나고
이제 상냥 나긋한 아들과 
함께 잘 지내시는 것 또한
나쁘지 않을까요 하는 듯한
인상을 어떻게 봐야 하나
성모님의 이런 통고(痛苦)는
배를 앓아 아이 낳는
산고에 몇 배 더 큰 고통이기에
초월적인 차원에서의 접근
그것이 아니고서는 이 통고를
이겨낼 방법이 없어 보이기에
그래서 하느님은 성모님께 
특별한 자비와 은총 속에서
이 모든 것을 겪어낼 수 있는 
하해와 같은 특별 은혜를 주셨다
동시에 공동체를 통하여
고통을 승화시킬 수 있는
모든 동료들과 도구들을 주시어
그것이 곧 교회의 주춧돌이 
되게 하심과 함께
세상이 어둠에서 빛으로
고통이 희망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길과 비전을 여셨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