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님 곁에 머문다는 것

그분의 제자 된다함은
무엇이 가장 으뜸일까
잘 모시고 섬기는 것
그분을 사랑하는 것
그분과 하나 되는 것
다 좋다 
근데 더 소중한 건
그분과 얼마나 함께 머무느냐
백날 잘 하다가 딱 하루
배반을 했다면 그것도 배반이다
얼마나 항구하게 그분과 함께 
생로병사를 잘 살아내나
열둘의 제자 중에
속 안 섞인 제자가 
과연 있기나 할까
사람 사는 것은 다 주고받는 것
그래도 맘에 대 못질은 하지 마라
가장 사랑한 스승이시기 때문이다
싫고 자신 없으면 좀 쉬어라
그것이 먼저이니 짜증부리지마라
물론 그릇이 큰 분이시라
다 들어 주시기는 하시는데
맘에 생채기를 낼만큼
역행하지는 말라는 것이다
그건 그분 사랑 때문이다
마치 지가 사랑하는 것처럼
착각 속에 사는 사람이 많은데
이젠 제발 그러지 말기를
자기 사랑이 제아무리 크다 해도
그분 사랑에 비할 수 없으니
그냥 스승님 곁에 붙어만 있어라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제자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