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한 청(請)


너무 쉽게 주세요 주세요
이것도 문제이긴 하지만
마치 자기가 신(神)인 냥
모든 걸 다 해결하려는 건 
더 큰 문제로 보인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사람의 힘으로 할 일을 다 하고
그 후에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
여기서 기다리는 때도
그냥 마냥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정성을 다하여 기도하며
그분의 뜻을 향해 기다리면
별 볼일 없는 사람들에게도
주실 것 다 주시는 분이신데
어찌 하늘의 뜻을 받드는
이 사람의 청을 거절하실까
민심이 천심이고
미물도 두 손 모아 청하면
하늘이 감동하여 들어주시거늘
당신의 모상인 인간의 간절한 청
어찌 아버지께서 거절하시겠는가
다만 천박한 거지 근성만 아니면
그분은 우리가 마음 다해 기도하는
그 정성의 내용을 
다 들어주실 것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