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행의 길

골골백년이라는 말이 있다
보왕삼매론에 논하기를
‘병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영신수련 23번을 보면
‘질병빈곤보다 건강부귀를’
‘업신여김보다 명예를’
‘단명보다 장수를 원치 말라’
몸도 다 때가 있는 법
하늘가 자연의 순리를 거역하면
더 큰 어려움이 찾아들 것이다
감기에도 한 주일을 고생하는데
일생일대에 찾아오는 고난역경
마다한다고 가는 것도 아니기에
온 것에 어떻게 대처하느냐
이게 바로 지혜의 발동이다
사람에겐 다 쉼이 필요하다
중병이 내게 다가온다 함은
하늘이 내리는 징벌이 아니라
그 동안 크게 수고한 몸과 마음
그들에게 내리는 휴식이다
돌아가는 길 쉬었다 가는 길
그리고 진짜는 역행의 길이다
좀 긴 휴식과 휴양을 통해
더 크게 나를 봉헌 할 수 있다면
그 또한 큰 기쁨이 아니겠는가.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