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의 파견과 영적내통

사람이 먼 길 떠나는데
빈손으로 정처 없이 가야함은
웬만한 정신과 능력으론
불가능을 알면서도 떠남은
초인적인 사람이야 가능타 하겠지만
우리 선조들은 그분의 길을 향해
그분과 그분의 제자들의 모습으로
소처럼 뚜벅뚜벅 그 길을 갔다
아시아에서 유럽 끝까지
유럽에서 바다건너 남미까지
가는 길에서 수없이 많은 이가
희생에 희생을 거듭했지만
그들은 조금도 굴하지 않고 나갔다
요즘 상사 주재원들이야
가족과 회사와 자신을 위해
오지를 향해 나가긴 하지만
달랑 그분의 이름으로의 파견
그것도 보수라는 대가도 없고
환영해 주는 사람이 있든 말든
오직하나 복음과 성령의 이름으로
그리고 그분이 주실 능력과 권한
그것 하나에 모든 걸 맡기고
사투가 벌어지는 변경을 넘었고
폭포수 사이로 던져지는
자신의 동료들의 주검
그것에도 굴하지 않고
다시 오르고 또 오름은
어디에서 나오는 힘일까
그건 그 한계의 길을
가본 사람만이 안다
그리고 그 안에 그분과의
은밀한 영적내통이 있기에
모든 걸 그분께 맡기는 것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