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순환과 신선함

계절이 바뀌고 사람이 바뀌는
졸업시즌을 맞은 캠퍼스
동장군이 물러가는 끝자락
오후 햇살이 제법 좋아
졸업가운 사이로 까르륵
졸업이지만 아직 소녀들이다
교정을 떠나는 아쉬움일까
해가 서산을 향해 손짓해도
도서관과 카페는 붐비고
이곳저곳에선 작별의 흐느낌
또 내일이면 새내기들이
봄바람을 싣고 캠퍼스에
더 젊은 상쾌함의 바람을
남국의 여왕처럼 뿌려대겠지
서로 젊은 세대임에도 
나름 세대교체를 하고 있다
이게 사람의 순리이고
자연이 가져오는 축복인가보다
서강언덕을 오르다가
유수 같은 세월을 쳐다보며
물오르는 나무들을 본다
제들을 처음 만났을 땐
아장아장 걷는 아가들이었건만
이젠 몰라보게 쑥 컸음을 보며
나도 많이 살았구나 싶어
새삼 주위를 더 둘러본다
다 편안하고 안녕한데
다 늙은 고양이 한 녀석이
자기도 좀 봐달라고 
야옹야옹 내 곁을 파고드는데
사람들만 외로움을 타나 했는데
그분 외엔 다 같은가 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