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뉴월의 서리


ㅇㅇ이 원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 했나
요한의 목은 그렇게 베어졌다
사람의 목이 무슨 풀인가
사람의 머리가 무슨 과일인가
쉽게 베기도 하고 나르기도 한다
도대체 이들도 사람이긴 한가
헤로데 헤로디아 그들의 딸
그리고 그들과 함께하는 파티
무엇을 위한 향연이며 
어디를 향한 축제인가
무엇이 이들을 비극으로 몰았고
잔혹의 극치가 뭔지를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줬으며
하늘로 향하는 길과 
그 반대를 향하는 길이 뭔지를
그리고 혼인법이 가톨릭 안에선 
왜 이리도 센지를 알 수 있다
배다른 형제의 딸이며
이복형제의 아내인 인물이
바로 헤로디아이다
율법에 의한 근친상간이기에
요한은 목숨을 걸고 그 혼인은
절대로 안 된다하며 도전했다
요한의 정의와 질서를 위한 사랑이
종국엔 풀과 과일 만도 못한 
그런 처참한 형벌로 돌아와 
인간의 극한의 분노가 
뭔 일을 저지를지를 적나라하게 본
비극의 드라마이자 
성경의 한 대목이다
그래도 세상은 세례자 요한과 같은
정의와 용기와 사랑이 있기에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