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필요로 하는 이웃

이웃을 잘 둔 사람은 행복하다
가장 가까운 이웃은 부부다
부부가 하나라면 뭘 바라겠나
두 번째 가까운 이웃은 자녀다
자녀와 대화를 자유롭게 한다면
세상 부러울 게 뭐 있겠는가
세 번째 이웃은 형제로 보인다
근데 관계가 나쁘면 그게 문제다
삶의 이웃과는 말뿐만 아니라
삼겹살에 소주도 나누는데
갈 때까지 간 형제는 국물도 없다
친구를 잘 둔 사람은 행복하다
늘 함께 대화를 할 수 있기에
그다지 고독하질 않다
해서 나이를 먹어가면서 친구는
어릴 때 보다 많은 걸주면
친구로 지내는 것이 수월하다
성당의 친구들이 좋은 것은
신앙도 신앙이지만 그만큼
자주 만나 대화도 화고 
먹고 마시며 함께 하기에 친구다
오랜만에 남과 북이 통했다
육로 하늘 길 뱃길 모두를 텄다
이웃이면서 원수로 살아왔던
그날들을 후회라도 하듯이 
그러니 이웃인 남과 북이
참으로 하나가 되길 기도 한다
그것만이 우리가 사는 방법이고
그 안에 모든 해법이 숨어 있다
우리가 넘지 못할 이데올로기나 
정치사상적 난제들은 사랑으로
녹일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지금 누가 제일 불쌍한 이웃일까
그걸 정확히 보는 맘이 필요하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