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과 하늘나라


자식과 하늘나라 앞에
사람은 다 약해질 수밖에
사람이 살아생전엔 
자식 앞에 자존심을 버리고
죽음 앞에선 하늘나라 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인간의 자존심이다
동양의 지존인 진시황제도
죽음 앞에선 자존심을 내렸고
서양의 무법자 알렉산더 대왕도
죽음 앞에선 무력해질 수밖에
이게 다 인간의 참 모습이다
오늘 가나안의 한 어머니 또한
딸의 치유를 위해 주님 앞에 서며
개 취급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그래요 지금은 제가 개만 못하니
저를 만나주시고요 그리고
제 딸을 당신의 사랑과 자비로
치유만 해 주시면 전 그냥
당신의 몸종이 되어도 좋습니다
이게 바로 어머니의 마음이다
이런 모욕의 순간들을 다 참는
인내와 끈기는 어디에서 나왔을까
절대적인 신앙으로부터의 신뢰
저분 안엔 치유와 기적은 은총이
반드시 있다는 그 믿음과 신뢰
그리고 서로 마음이 통한 것이다
연애고 치유이든 간에 통하는 것
이것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서로가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마음이 통하면 세상 안 될 것
과연 몇이나 있을까
그런 차원에서 나는 그분과 
몇 차례나 온전히 통했을까?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