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속


안과 밖이 동일하다면
그 사람은 투명하다
맑은 가을하늘만큼
투명한 그런 사람이 
세상에 몇이나 있을까
그래서 우린 그분을 
아주 많이 좋아 한다
그분은 외모는 초라해도
속이 맑은 사람들을 
늘 자신의 친구로 초대했다
심지어 독신을 살면서
창녀들까지도 무척 좋아했다
그러나 그분이 좋아하는 건
속마음의 투명함 이었다
모든 것을 가진 사람들이
더 가지고 싶어 안달하는
그런 속마음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가을하늘처럼
자신을 나신으로 보일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을 좋아했다
자연 그대로의 사람들
손 씻을 물이 없으면
그냥 툭툭 먼지 털고
바닥에 앉아 막걸리 한 사발
그리고 총각무 한 입
싸악 해도 그대로 웃는 
그리고 다시 삽자루 잡고
하루를 즐겁게 사는 사람들
왜 과부의 동전 하나에 
감동하는 그런 분이셨을까
그것 역시 은하수처럼 맑은
과부의 투명한 속이었다
좀 지저분하면 어떤가
좀 못났으면 어떤가
그분이 인정해주면 되는 것 아닌가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