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에게 묻다

세상에 나서 가장 잘한 것이 뭘까
그분처럼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펴주어 육적 자유를 찾게 했나
복음을 제대로 선포해
영혼이 치유되어
하늘나라를 유영하게 되어
병든 영혼들이 다시 살아나
새 세상을 얻게 하길 했나
그분의 세상에 근접하지 못한 채
그저 끊임없이 자유인이 되겠다고
어떤 때는 자신을 부정해 가면서
안간힘을 다 써보지만
고작 한다는 것이
동굴에 몇 날을 끙끙거리다가
답을 얻지 못해
터덜터덜 갈 곳이 어디냐고
지는 석양에게 길을 물으니
한 사람을 알려주기에
밤새워 퍼 마시다가
이러다 또 인생 끝장날 것 같아
노심초사하다가 그분을 만나니
야 살 것 같기는 한데
그것도 잠시 뿐
뭘 어떻게 해야
작심삼일을 벗어나
항구한 삶의 길은 없을까
해서 산속에 진득하게 머물며
그분과 씨름하고 나니
지금까지 살아오긴 왔는데
그분처럼 잘한 것이 뭐 있나
뒤 돌아 보니 글쎄
이참에 그분 말씀 제대로 깨달아
세상이 종말로 치닫기 전에
빛으로 나가는 길을 찾아야지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