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무게


왜 나의 십자가는 이렇게 클까
누구든지 자기 짐은 커 보이고
자신의 이익은 작은 것 같아
늘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것이
상식을 넘어 병적인 경우도 있다
그러나 잘 보라 
누가 그런 십자가를 씌우는가
아무도 십자가를 씌우는 사람은 없다
다만 지치고 힘들 때 다가오는 무게
그것이 자기에게 엄청 커 보일 뿐이다
그럼으로 인생의 하루 한 순간을 
내가 어떤 마음으로 만나느냐에 따라
그 십자가의 무게도 다 다를 것이다
다가오는 녀석을 그냥 앉아준다면
그 녀석이 뭘 어떻게 하겠는가
지례짐작으로 미리 겁먹고 아이쿠 하면
그 순간 십자가의 무게는 몇 배이다
그러니 오는 것을 꼭 받아야 한다면
그 녀석과 그냥 친구 먹어라
노화로 오는 잔병들을 어떻게 해야 하나
이 또한 방법이 없는 것이라면
그 녀석과 바로 친구 먹어라 
그럼 그녀석이 미리 겁먹고 
분명 꼬리를 내려 먼저 친구할 것이다
인생의 무게는 지혜가 있느냐에 따라
그 무게가 제로가 될 수도 있고
어떤 때는 무게가 친구가 되어 
나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건 내가 십자가와 벗이 되고 
그분의 수족이 스스로 되어 드릴 때
그분은 나의 십자가를 은총으로 
반드시 바꿔 주실 것이다
이게 그분의 참 십자가를 따름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