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과의 만남


부자 되기 싫은 사람이 어디 있고
그분과 가까워지기 싫은 이 있을까
부자 되는 것도 쉽지 않지만 
가진 것을 내놓는 것은 더 어렵다
그런 차원에서 세리 레위는 멋지다
레위는 그 옛날에도 직장인 이었다
손가락질은 받아도 돈이 있는 사람
그래서 생활은 넉넉했지만 
바리사이파와 율법학자와 원로들로부터
비난의 대상이어서 늘 슬펐다
그런 그에게도 하늘은 기회를 주었으니
그분과의 만남 이었다
생에 기회는 자주 오는 것이 아니기에
그는 기회다 싶을 때 그분을 따랐다
그분과 일행을 극진히 대접해 드렸고
바리바리 싸서 보냈으며
그것으로도 모자란다 싶어 
먼저 출가를 선언한 제자들보다 
더 강한 모습으로 그분을 따라나섰다
제자들은 그물과 배를 놨지만
레위는 직장을 버렸다
고기 잡는 기술은 어디로 안 가지만
잃은 직장은 다시 가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이런 차원에서 그가 고민했을까
그런 얄팍한 차원의 식별이 아니기에
그분을 따르는 강도가 남달랐을 것이다
자 우리는 또 사순시기에 들어와 있다
난 제자들과 레위처럼 진중 했나
그리고 하느님나라는 어떤 것인가
병든 사람이 의사를 찾듯
나의 영혼을 위해 그분을 찾고 있나
이런 차원에서 본다면
레위는 참 깨달음의 사람이었다
그건 누구보다 그분이 좋았기 때문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