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가 만사


적재적소라는 말이 있듯이
사람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50배 100배의 열매를 맺으나
거꾸로 가면 들판에 빈 쭉정이만
해서 인사가 만사가 된다
아무리 사람이 인산인해를 이뤄도
실제로 쓸 사람을 찾으면
바닷가 백사장에서 보석 찾듯이
진짜 찾기 힘들어
같은 카드를 만지작거릴 뿐
이렇게 인력 풀이 참 없는 밭은
인재 밭이 아니라 그냥 풀밭이다
그런 풀밭에 앉아 느는 건 
담배와 한 숨 뿐이니
마치 긴 가뭄 끝에 단비인가 했더니
단 몇 시간도 안 돼 폭우로 변해
사람을 또 울게 하는 구나
그래도 이 고난을 이겨내야
단 몇 안 되는 인물로도
하늘의 도우심으로 일당백을 이루니
가을들판이 황금물결로 출렁임은
그냥 꿈이 아님을 그리며
다시 그분 앞으로 돌아와 
그분의 농사법을 살피니
그 안에 보화가 따로 없다
그건 그분처럼 단박에 마귀를 쫓아내
말 못하는 벙어리 입 열어주니
외국어에 방언에 해설까지
이보다 더 큰 풍작이 어디 있겠나.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