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보낸 사람


아 저 사람이라면 됐다
내가 저 사람이라면 인정 한다
그런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내 주위에 그런 사람이 몇 있나
셋 있다면 그 사람은 행복하다
그분도 이방인들을 무시했다
그러나 이번에 만난 이방인은
달라도 많이 다른 사람이다
자신의 하인을 위해 굽혔고
그 하인이 식민지 치하에 있는 
그런 사람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그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심지어 자기의 자식이 죽는데도
눈을 돌리는 인간도 있는데
어떻게 자신의 하인 때문에
자신의 모든 걸 내려놓는가
이건 분명 그분의 참 친구이자
하늘이 보낸 사람이다 
세상엔 나쁜 사람만 사는 게 아니다
아무리 적(敵) 편에서 산다 해도
그 쪽에도 반드시 의인이 있다
오늘 만나는 백인대장이 바로
의인이자 덕장인 셈이다
우린 서로 안 맞으면 비난한다
뭐 그게 맞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 번 더 생각하자
그렇게 끝장을 보고 난 뒤 
과연 남는 것이 무엇이 있는지
그분도 백인대장의 겸손 앞에
감탄 하시며 하시는 말씀
‘유다에서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
왜 없었을까 
이미 그분의 친구들 대부분이
이방인들로 채워졌던 건 아니었을까?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