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弱) 하다구요


양(羊)과 정어리를 일컬어
약자중의 약자라고 하는데
양은 육지의 약자요
정어리는 바다의 약자이다
일본말로 정어리는 ‘이와시’인데
물고기 魚자+약할 弱자로 쓰는데
물고기 중에 가장 약한 녀석이다
이 녀석들은 늘 혼자는 힘이 없어
세상 살아가기 힘들기에 
붙여진 이름들이다
오죽하면 그 넓은 바닷물고기 중에
가장 약한 물고기라고 했을까
그러나 한 마리 한 마리가 모여
군상을 이뤄 공동체를 만들면
그 힘이 누구보다 세어져
윙윙하는 소리와 함께
마치 지구처럼 둥굴게 커지면
고래도 놀라 도망칠 정도다
허니 누구도 그들을 약하다 하지마라
저렇게 약한 바다의 정어리도
공동체를 만들어 강해지거늘
어찌 하느님의 모상인 인간이
약하다 징징거릴 수 있나
머리를 쓰고 공동체를 엮어
하늘 향해 기도 올리면
하느님은 그 공동체에
영적 힘과 능력을 주시어
그 누구보다 강한
영적공동체를 주실 것이다
이것이 역행의 삶이고
거듭남의 삶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