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중의 기다림인 대림(待臨)

무엇을 위해 우린 기다리는가
분명 목적이 있기에 기다린다
약속한 때를 기다리는 것과
막연하게나마 기다릴 때
과연 나의 이 고통의 시간이
마감을 하고 치유될까
군대 제대 날을 받아 놓고
언제 그날이 오는가
분명 시간은 흐르기에 
그날은 반드시 옴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목을 빼는 이유는 뭔가
그만큼 자신의 시간과 자유
그리고 만나고 싶은 사람들과
맘대로 먹고 마시고 싶은 것들
하루는 하느님과 약속을 했다
거리의 사람들에게 봉사를 하며
저 불편한 거리에서 얼마나 추울까 
나도 저들과 함께 하겠다고 약속
그리고 무작정 거리로 나섰다
그날따라 기온이 뚝 떨어졌다
나무 밑에 박스로 요를 만들고 
신문지를 이불삼아 잠을 청하는데
뼈 속까지 스며드는 한기에
오 하느님이 저절로 나왔다
내 코가 석자가 되고 보니
매일 이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고 어떻게 하면 
이 밤을 빨리 새울 수 있을까
정말 간절한 기다림이었다
잠시 잠들다 깨어 시계를 보면
겨우 30분 그냥 약속을 깨고 갈까
여러 번을 반복하는 사이
동이 트는데 절로 하느님 감사합니다
이런 간절한 맘으로 하느님을 기다릴 수 있을까?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