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더러 뭘 어쩌라고

나라면 빈정대는 사람들을 향해
날더러 어쩌란 말이야 하고
오지게 쏴 붙였을 것이다
그러나 요한과 그분은 말이 없다
이래도 저래도 눈에 가시가 되면
비난의 화살은 다 돌아오니
그걸 다 알고 있기에 
그들에게 마지막엔 다 내어준다
이것이 진짜 비움의 영성이고
영원한 시간으로의 여행이다
요한은 절식과 단식으로
최대의 극기생활을 했었고
집도 없이 들에서 자연인으로 살다 
최선을 다해 그분의 길을 닦고
진짜 신들린 사람처럼 할 말 다하고 
자신의 목을 쟁반위에 바쳤다
그분 또한 빈정거리는 그들을 향해
봐라 내가 너희와 무엇이 다른 지
분명 새로운 나라를 세우셨다
물론 그 새로운 나라가 
그들을 위협할 수는 있었겠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나라가 
최저생활의 인민을 두려워하듯이 
가장 가난한 사람들과 하나가 되어
모든 것을 함께 나누는 그분
왜 눈에 가시가 되질 않았겠는가
그래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갈 길을 가고 할 일을 한 분이
바로 요한과 그분이셨다
그건 백성 특히 억압받는 백성이
자신의 혈육과 같다고 생각했기에
하늘의 뜻을 받들어 산 것이리라
누군들 그 삶이 쉽고 좋았겠는가?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