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배운다는 것

학생이란 단어가 설렌다
손수건 가슴에 단 일학년
두렵고 떨렸지만 기뻤다
배우는 사람은 늘 희망이 있다
해서 학생이기를 그만두면
그때부터 두뇌는 급히 노화되며
손발도 기능이 퇴화되어
결국 학생으로 쭉 남아 있는
그 사람에게는 질 수밖에 없다
물론 경쟁을 하라는 건 아니다
학생이라 배우긴 해도
모두가 경쟁을 하는 것은 아니다
조잔한 경쟁을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은 그릇이 작은 사람이다
길고 큰 틀에서 배우다 보면
태산도 옮길 수 있는 지혜
세상을 다 사고도 남을
그런 경제적 지식도 가질 것이고
우주를 유영할 수 있는
영적 해안까지도 배울 것이다
선조들이 오죽 했으면
세상을 떠나는 부친을 향해
계속 학생으로 공부하시어 
가장 높은 장원급제도 하시고 
왕의 장인이 되시기 위해
영원히 배우십시요 할까
그만큼 배우는 학생에겐
시작도 끝도 없음이요
학생으로 남아 있는 한
영원히 희망을 간직하기에
영원히 떠나는 영혼들에게
학생부군신위(學生府君神位)를 
마지막 선물로 부여한 것 아니겠는가.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