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아버지를 향하는 마음


어릴 땐 아버지 앞에서 
재롱도 떨고 
그렇게 의리도 있더니만
좀 커가는 가운데 
눈과 마음에 막이 씌었는지 
변해도 너무 변해 있는 두 아들
아버지는 두 아들을 향해 
온힘을 다해 마음에 품어 보지만 
그건 아버지 마음이지
아버지 품을 떠난 아들들은
제 각자의 길에서
세상이 던지는 악의 속에서
작은 녀석은 썩을 때로 썩어
지 몸 하나도 가누지를 못해
결국은 다 된 송장처럼
흐느적거리며 아버지 집을 향하는데
멀리 서 그 모습을 본 형은
미친놈 차라리 완전 송장이라면..
그러나 아버지 눈에 뛴 둘째
저게 둘짼가 싶어 눈을 부비며
신을 신은 건지 만 건지
단숨에 아들 앞에 당돌하며
넝마가 되어 만신창이가 된
육신과 영혼을 끌어 앉고
단박에 씻김과 입힘으로 
용서뿐만 아니라 잔치판을 벌려
잃었던 아들을 다 끌어 앉았다
누가 이럴 수 있을까
아버지 어머니라면 다 그럴까
그러니 진짜 아버지를 향해
있는 그대로를 다 내 보이면
아버지는 더 이상 묻지 않으며
반드시 선물 보따리를 푸신다
이걸 제발 알길 또 기도해 본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