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을 앞서 사신 분


큰 사람이 나왔을 때
한 백년을 앞서 사셨다
천재에 기인(奇人)이다
그런데 이천년을 앞섰다면
이건 지상너머 천상의 삶
시간으로 계산이 안 되는
초월의 삶을 산 것이다
그분 앞에서 작아지는 이유는
시간이 초월에게 뭐라 하나
사실 할 말이 없기에
그냥 따를 수밖에 없는 것
그분이 세상에 와서
짧은 시간을 사셨지만
그분의 족적 앞에
입이 쩍 벌어질 뿐
아니 물질의 대가들이
밤새 허탕을 처 재수 없는데
뭐! 다시 그물을 쳐 보라고
기분은 좀 그랬지만
그래도 큰 스승의 말씀이시기에
멋쩍어 하며 내린 그물
이걸 뭐로 설명하나
그물 찢어질 정도고
사람의 손이 부족하여
이걸 과장이라고 하기엔 
너무 생경하며 그리고
자신의 속과 바다 속을 동시에
네비게이션처럼 보고 계시니
뭐라 할 말이 없어 
어떨 결에 하는 말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인일 뿐입니다’
감동에서 오는 고백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