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선택할 것인가


사람이 돼라 
立身行道 孝道라(효경)
몸을 세워 도를 행하라
너무 많이 들었던 이야기들
그분은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충고를 넘어 경고를 하시는데
손발을 자르고 눈을 빼버리고
그리고 연자매를 목에 걸고 
바다에 던져지는 것이 더 낫다
영혼이 망하거나 죽는다는 것
이것 때문에 이렇게 강하게
우리를 요구질타하시는 그분
여기에 부응하려면
삶의 양식을 완전히 개편해야
뭔가 조금이라도 흉내 내지 않을까
문제는 흉내 내는 것 가지고는 
어디다 명함도 못 내밀기에 
내가 다시 태어나는 길을 
선택하지 않고서는 별 도리가 없어
오늘도 무거운 맘으로 
기도 또 기도해 보았더니
역시 식별과 선택이다
내가 좁은 문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고속도로로 달릴 것인가
내게는 관대하고 남에겐 빡 실 것인가
내게는 빡 시고 남에겐 관대할 것인가
늦지 않았다고 본다
지금 바로 이 순간부터 
어떤 삶을 선택하여 갈 것인가
그리고 그 안에 그분의 항구함과
천진무구함 속에 피어가는 
천상의 향기를 머금은 그 무엇인가가
나를 일깨워 그분께로 향하게 할 것인가
결국 입신양명(立身揚名)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