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공부와 수행


우리가 신앙을 가지고 
고전과 성경을 공부하고
공부로 모자라 수행하는 것은
머리를 크게 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에 든 것을 비우고 
어떻게 하면 그분의 진리를
몸과 마음으로 다 터득하고
머지않아 그분처럼 행할까 
어디에서든 공부를 위한 공부는
스치는 바람과 공염불에 지나지 않으며
아무리 학문이 높아 서슬이 퍼래도
그분처럼 작은 사람들이라고 여겨지는
소외된 계층의 사람들과 거리가 있다면
그걸 무엇에 쓸 것이며
훗날 그분을 만나 셈할 시간에
과연 뭐라고 변명할 것인가
물론 닥치지도 않은 미래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더 큰 문제는 탁상공론으로 다 보낸 시간
어디에서 무엇으로 보상받을까
해서 심판의 날이 오기 전에
내가 사는 삶이 옳은지
진중하게 식별해야 하며
나를 위해 쌓은 학문이나 재산이
이웃과 하느님 나라를 위해
그리고 나를 덕으로 이끌고 있는지
그분은 우리에게 늘 물어 오신다
오늘 네가 만난 사람들 중에
너에게 도움을 청한 사람들이 있는데
그때 넌 그 사람을 어떻게 대했을까
아 엉망진창이야 해도 괜찮다 
지금까지의 것들을 주판 털듯이 털고
새로운 설계도에 새집을 짓듯이
더 늦기 전에 말끔하게 준비하고
언행일치의 삶을 사랑으로 살자.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