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을 보면서


역시 스승과 제자는
하늘과 땅 차이가 있음을 보며
왜 그분과 같은 스승이 필요한가
제자들은 다 그만그만하여
자신의 신원을 스승께 알리며
자신의 위치를 분명히 한다
그러나 스승의 마음엔
다 그만그만하다 보니
누구를 수석으로 할까
물론 보수기질이 강한 베드로
그가 수석이 되긴 했지만
그 역시 부족한 인간인지라
자신의 목숨 앞에 벌벌 기는
초라한 모습을 보인다
이게 인간이라면 인간이다
이런 모습을 통해서 
그분은 제자들이 깨닫길
간절히 바라고 또 바라셨고
그들의 부족함이 공동체를 만들어
자신의 몫을 다하시길 원하셨다
스승께 어리광을 부린 제자
그는 단연 요한이었다
그는 마치 막내아들처럼
스승의 가슴에 기대어
스승의 맘을 읽고 있었으니
그 누구도 못하는 역을
잘 일궈 냄으로써
스승의 마음속에 남는
그런 제자가 되었고
마지막까지 성모님을 
모시는 역을 맡았다
그래서 요한은 음지에서
빛을 발하는 그런 제자였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