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의 날씨 예언가


어느 나라를 가나 
아침식탁에서 나오는 이야기
날씨이자 예언이다
조선영조 때의 인물
정약전은 정조7년 사마시
과거에 급제하여 형제들과 함께
잘 나가던 시절을 뒤로하고
유배지 흑산도에서 도를 닦는데
얼마나 기상케스터를 잘 하던지
어부들의 스승으로 거듭나
초라한 유배의 삶이었지만
집에 횟감과 막걸리가
바닥을 보인 적이 없었단다
그것뿐인가 바다 속 도사라
언제 어디에 가면 무엇이
뭘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마치 바다 속 네비게이션처럼
다 꿰고 있었다는데
그건 그분의 영적영향도 있었겠지만
북경에서 온 예수회 사제들의
‘유클리드 기하원본’에서 온
서양학과 동양학의 조화로
하늘과 땅과 바다 속까지
다 꿰뚫어 놓은 결과가 낳은
그만이 가질 수 있는
그 당대의 융 복합 학문 이었다
그 결과가 ‘자산어보’이며
현대의 해양수산 학자들도
그의 연구기록에 혀들 찬다하니
아무리 유배지 술이 좋아도 
의식만은 늘 깨어 있었기에
죽음 앞에서도 지혜로웠나 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