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사랑


사랑과 율법 사이에 
어디가 힘이 있냐고 한다면
그야 뻔한 것 아니겠는가
율법은 사랑을 담을 수 없기에
그리고 율법은 사람의 것이나
사랑은 하느님의 것이기에
한계와 무한의 차이라고나 할까
해서 사랑의 가르침과 
율법의 가르침은 마지막 날
천지차이의 삶의 양식을 
만나게 됨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윤리로 다져진 아이들은 
어딘가 모르게 어색한 곳이 있으나
사랑으로 다져진 아이들 속엔
천진난만함이 그대로 묻어난다
해서 인간의 삶의 방법을
사랑으로 시작해서 끝을 맺으면
그 집안의 교육은 내리사랑이다
옹달샘에서 대해까지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다 보면
한 폭의 동양화이구나 
하며 감동을 먹으나 
율법으로 점철 된 교육은
뭐든지 따져야 하고 이겨야
결국 내 것이 되는 승리의 논리
거기에서 사랑이 나올 수 있을까
인간의 마지막 목표는 뭘까
영혼구령이다 
아무리 세상을 다 갖는다 해도
영혼이 구천을 떠돈다면
그건 헛되고 헛된 것이다
세상 한 개도 못 가졌다 해도
영혼구령 하나만 성공했다면
그 사람의 삶이 하느님의 삶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