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늦으니

새장 속의 새는 
더 이상 자유가 없기에
창공이 그림의 떡이기에
누군가가 그 문을 
활짝 열어 주지 않는 한
열린 새의 노래와 춤은
한낮 흘러가는 구름과 같다
이와 마찬가지로 
과거 속에 갇혀 있는 군상들은
마치 모두가 다 자기처럼
폐쇄적인 냥 치부하여 하는 말
저 백정의 아들이 
아니 저 창기의 딸년이
지 딴에 뭘 아는 것이 있다고
하늘을 나는 영혼을 지닌
바람과 구름과 친구하며
가르침이면 가르침
치유면 치유 
기적이면 기적 속에서
그분의 마음으로 세상을 아우르고
사람의 속을 다 헤아려 주는
그분과 그분의 벗들을 향해
삿대질과 시기질투 하는 
그 어리석은 사람들을 향해
하느님이 직접 내려와 봐라
네들 눈에는 그분도 
바람에 흩날리는 검불에 지나지 않으니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다 꺼져
숨 쉴 틈 없는 곳이 되어서야
아버지 아버지 하며
살려달라고 애원하지만 
그땐 늦으니
그분의 음성이 들리고
찾으실 때 깨어 있기를........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