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판불변의 덫


세상이 다 자기 것으로 보이면
더 이상 이타적인 것에 대해
거리를 두게 되고 큰 벽이 생겨
담장 밖의 사람들과는 끝이다
어쩌다 담장 밖을 넘어 나가봐도
자기의 세상만이 참 세상이기에
라자로와 같은 부류의 사람은
더 이상 사람으로 보이지 않아
부스러기나 쓰레기도 먹을 수 없는
그런 부랑아로 낙인찍어
세상에 없는 것이 더 났다고나 할까
허나 그 사람도 그러고 싶어
무방비로 구더기에게 자기를 내줄까
사람은 자신이 산 모습대로 받지만
그런다 해도 그분의 셈법은
때론 상상을 초월하기에
라자로 거지를 더 쳐주고 있으니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그건 마음의 완고함고 옹고집
그것으로 인해 원판불변이 되지 마라
아무리 부자이고 행복해도
자신의 태도가 다 옳다는
그래서 그분도 들어갈 틈이 없다면
그게 바로 원판불변의 옹고집이다
이런 사람이 되면 결국
인생이 바뀌어 질 때
라자로와 역전되는 모습이니
아무리 못나도 원판불변의 덫에
제발 걸리지 말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할 뿐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