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땅이 빛의 땅으로

이웃집 아들이 사제가 된다면
어! 대단한 길을 가네 하며
축복에 선물까지 주건만
내 귀한 아들이 그 길에 나선다면
아니 뉘가 뭐가 모자라서.......
하느님은 왜 내 아들이야 하며
원망은 아니지만 좀 그렇다
즈카르야도 좀 그런 거였을까
허나 입이 풀리고 말이 터져
정상의 삶으로 돌아오니
구약성경을 다 섭렵하여
아주 늘그막에 얻은 외아들을
자기가 주인공도 아닌 조연임에도
서슴없이 그 길을 열어 가라하시며
축복으로 모자라 찬미가를 부른다
즈카르야도 엘리사벳도 다 사람인데
어찌 속이 편했겠는가
하지만 성령의 말씀이시기에
찬미가 속에서 아들을 준비시켜
하느님의 예언자로 세우셨으니
‘주님을 앞서가 그분의 길을 준비하리니’
‘죄를 용서받아 구원됨을’
‘주님의 백성에게 깨우쳐 주려는 것이다’
해서 어린 세례자 요한은
가슴에 자비의별을 밝히고
죽음의 동네를 그 별빛으로 물들여
어둠의 땅이 빛의 땅으로 거듭나도록
자신이 별이 되어 그분을 비추니
부모와 하늘이 원하는 그 길을
충만히 가고 있기에
거기 구세주가 나려 하시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