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과 기도


단식은 하늘이 내리는 명분과
세상의 불의와 충돌하고
생명을 걸고 난제 앞에 설 때
비로써 단식은 의미가 있다
시도 때도 없이 단식을 하거나
거기에 편승동참 한다면
그 사람들을 향한 세상의 눈빛은
과연 어떤 모습일 것이며
하늘 또한 그들을 어떻게 볼까
단식이란 그만큼 단호함 속에
곡기를 끊고 자신의 생명을
하느님께 봉헌할 각오가 섰을 때
결행함이 바로 단식이다
단식과 함께 반드시 동반 되는 것
그것은 바로 기도이다
이때 기도는 폼 잡는 것이 아니라
참으로 그분의 시간으로 들어가
그분과 함께 호흡하는 시간
그런 심오한 차원의 기도일 때 
단식에 걸 맞는 기도의 모습이다
해서 단식과 기도가 만나면
산천초목도 떨고 바다도 포효하며
하늘은 상징과 실제 안에서
변화를 가져오게끔 함으로써
세상의 질서를 바로 잡아 놈이
바로 단식기도가 주는 
세상의 가장 큰 선물이자
다시 사는 것이 뭔지를 
알게 하는 길임이 틀림없을 것이다
오늘의 성인 알로이시오는 
단식보다 더 큰 화두를 만났으니
그건 자신의 생명을 걸고 
페스트와 싸우다 다른 사람을 살리고
자신을 하늘에 완전하게 봉헌하였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