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산다는 것

원칙을 깨는 사람은
결국 많은 것을 깨고 만다
그래서 사람들은 원칙과 진리
그 안에 생명이 있음을 본다
‘코르반은 하느님께 봉헌된 예물’
참 좋은 율법이며 규칙이다
그런데 그 코르반을 악용하면
어떻게 되는가는 뻔하다
모든 것을 코르반으로 묶는다면
더 이상 세상을 위해 쓸 것이 없다
부모형제에게도 나눌 것이 없으니
모든 것이 다 자기 것이 된다
하느님을 사랑하기에 코르반이 있고
그 코르반은 바로 어려운 이웃
절대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그들을 위해 봉헌된 선물이다
넉넉한 사람은 어떻게든 산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들은
샤워는커녕 손 씻을 물도 없다
그런 사람들에게 율법과 규칙
그 잣대를 무작위로 들이댄다면
과연 그 사람들이 어떻게 사나
최소한의 자비라는 것은
숨 쉬고 연명할 것은 베푸는 것
그것이 자비이고 사랑이다
더 이상 코르반을 핑계로
마지막 생존권까지 위협하는
그런 사람들이 돼서는 안 되겠기에
그분은 가장 가난하고 비천한
그런 사람들과 함께 살았다
그분처럼 사는 것이 참 코르반이며
하느님의 사랑을 사는 것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