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김의 삶


이냐시오는 스승을 제대로 만나
진짜 깨달음이 뭔지를 알아
한번 고쳐먹은 마음을 끝까지
하늘에 봉헌했기에 빛이 났다
뭘 어떻게 했기에 빛났을까
한번 얻은 그분의 필(박힘)을 
한순간도 놓지 않고 항구히 갔다
사실 빈손의 순례는 쉽지 않다
누가 몇 일간 하라니까 하는 것이지
자신이 깨달음을 얻을 때까지
순례를 멈추지 않은 이 
몇 이나 있을까 깊게 물어 본다
수련을 하라고 했기에 했고
공부를 하라고 했기에 했으며
서품을 받아도 된다고 해서 
신부가 된 것이 세상 신부들이다
하루 이틀은 약속을 하고 
밤을 새며 밤바다 그물을 올렸고
초가을 노숙자들과 같이 했지만
그것도 단 하루 이틀로 끝났다
그 짧은 시간 안에서 어떻게
그 깊은 깨달음을 얻겠는가  
이냐시오는 순례와 동굴생활
그것도 모자라 평생 순례를 했는데
그냥 시켜서 하는 것도 못하는 나
이걸 가지고 어떻게 그분을 만나나
요즘은 참 부끄럽다
부족한 마음 그대로를 봉헌하며
초발심으로 돌아가
누구든 다 섬기고 살 수밖에........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