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목자의 길


참 목자를 향해
하느님을 닮은 사람
그분의 향기를 담은 분
양의 우리의 냄새가
공기처럼 어울리는 사람
늘 낮은 자리를 향하고
양떼들이 자리를 함께하지만
돌발 상황에서는
평안한 99마리 양보다는
길 잃고 헤매는 한 마리 양을 위해
언제든지 물속이든 불속이든
뛰어들 준비를 갖춘 분
그냥 길을 가다가도
긴급 상황이 벌어지면
바삐 가던 길도 멈추고
착한 사마리아사람처럼
그 현장의 위기가 수습되는 걸 보며
돈이야 걱정하지 말고 
그 사람이 다 회복될 때까지
부탁하며 마치 자기가족처럼
지극정성을 보이는 사람이
참 목자임은 누구나 잘 안다
문제는 이 세상에 이런 분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이런 사람이길 원하고
실제로 그렇게 살기를 청한다면
이웃을 하느님처럼 만나고
어떤 이웃관계 없이 다 나이며
모든 문제가 내 탓이고
죽기 전까지 회심이 몸에 배어 있어
늘 신선한 채소딸기처럼
좋은 향기로 분위기를 전환시키다가도
역경의 시간이 도래하면
그분이 겪은 모습 그대로 된다 해도
한 마디 불평 없이
고난의 길을 그냥 가기에
그 고난의 길 끝에 열리는 문은
평화와 안녕의 문이며
더 이상 이해관계와 
싸움이 없는 그런 문이다
해서 참 목자의 길은 
늘 힘들고 고독하지만
그래도 그 끝자락에
그분 계심을 알기에 
그냥 묵묵히 가는 것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