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를 부르는 계절

결실의 계절 가을이다
근데 마음 한 구석을 
아주 후미지게 파고드는
고독이라는 녀석이 
사람을 죽여주게 한다
이때 열심히 땀 흘린 
사람들은 고독을 타고 넘는
그런 무언가의 양식을 얻고
나름 구름처럼 타고 넘지만
마음이 허한 사람들은
참 가슴이 시려온다
이때 자신을 보호할 
수호자이신 천사가 
곁에 와 주면 참 고마운데
그마져도 준비 안 되면
마음이 싸 하기도 하다
해서 사람은 좋은 친구
좋은 짝을 만나야 한다
적어도 자신의 속을 터놓고
이러이러 했노라고 논할 
그런 친구가 있어야 한다
그게 아내든 자식이든
이웃사촌이든 관계가 없다
여성이라면 진한 커피와 함께
인생을 나눌 수 있고
남성이라면 소주 한잔에 
모든 걸 나눌 수 있는 
그런 시간이 꼭 필요할 때
함께 하는 이가 천사이다
여기다 영적인 이야길 
더 나눌 수 있다면
어린이처럼 아주 순백인
진짜 천사와의 나눔이다
천사는 말이 없다
친구가 필요로 하는 
그 옆에 함께 동행 하는 이
그가 바로 천사이자 
영원한 동반자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