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징표를 산 사람

아침 식탁의 대화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이야기
그건 바로 날씨이다
그분도 때론 날씨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논했다
사실 그분이 사셨던 지역은
그렇게 변덕심한 날씨는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갈릴리 호수의 바람의 변화가
사람의 마음의 변화처럼
변화무상했음을 의미함일까
사람들은 날씨에 관심이 크면서
어째 자신의 가장 중요한
사람 됨됨이에 대해선 
마치 솜이불 덮어 놓듯이
무감각 하느냐를 설파한 것이다
그러니 시대의 징표와
자신의 때에 대해 
더 이상 무감각하지 말고
깨어 있는 삶을 향한
영적준비가 필요치 않겠나
자산어보를 쓴 정약전은
대쪽 같은 삶을 살았다
그는 과거급제보다는 믿음
그것에 큰 관심을 가졌기에
하늘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그런 참 삶을 추구했었고
곧 신유박해를 만나서는 
출세보다는 신앙을 잘 지켜
흑산도로 유배를 떠났다
그리고 그곳에서 날씨와 
물고기의 전문가로 거듭났다
그는 결코 세월에 굴하지 않고
조선의 날씨와 과학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정치싸움만 하던 그 시절에 
얼마나 깨어있던 선각자던가
그 시대의 그분 닮은꼴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