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미리 보는 사람들

개미가 땅속으로 피신하고
두꺼비가 대 이동을 하며
까마귀들도 난리를 친다
거기다 날씨까지 스산하다
진짜 뭔 일이 날 것 같다
그래도 정작 걱정해야 함은
내가 어떤 맘으로 사느냐이다
날씨와 동물의 변화는
일상처럼 오고 가는 것이다
태풍과 지진도 마찬가지다
그 가운데 미물들도 깨어
서로 비상시를 대비하는데
사람이 깨어 있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 아닌가
까마귀를 잘 보도록 하자
우리에겐 흉조일지 모르나
일본 중국에선 길조로 본다
거기다가 까마귀는 영리하다
자신을 해치려는 사람을
온전히 기억했다 공격하고
도구를 사용하기도 한다
쓰레기 그물망을 뚫는 것
그것은 식은 죽 먹기이고
호두를 높은 곳에서 낙하
또는 지나가는 차바퀴 아래
깨지도록 준비해 놓는다
그래서일까 그들은 위기
그것이 오면 미리 알고는
멀리멀리 피난을 떠난다
이렇게 동물들도 때가 오면
거기에 대비하거늘 어찌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그때를 모른다 할 것인가
해서 우리는 늘 깨어 
기도하는 사람이 된다면
누구보다도 예측 가능하며
그 때가 닥친다 해도
그 때를 잘 타고 넘을 것이다
그것은 그분의 은총이며
준비된 사람들의 선물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