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벌써 지혜가 번뜩이다니         

초등학교 5학년인 예수
그도 고향집을 떠나
파스카축제를 위해 수도
예루살렘을 여행했다
그곳이 너무 좋아서일까
그는 어린 나이에 성전에서
몇 칠을 더 지내고 있었다 
성숙한 아들을 믿었기에
하루 길을 안 보여도 왔다
그런데 그 귀한 아들이 
보이질 않는 순간 자책한다
예루살렘을 뒤지고 또 뒤져
삼일 후에야 아들을 만난다
근데 더 놀라운 것은
아무리 봐도 애가 아니다
언제 저렇게 어른이 됐지
그럼 이집의 주인이라도 됐나
율법 교사들과 토론 비슷하게
주고받는 대열에 들어가니..
두 예언자의 얼굴이 스치며
아불 싸 벌써 그때가 왔나
애야 여기서 뭘 하고 있느냐
삼일 길을 헤매며 찾았단다
아니 왜 저를 찾으셨나요
아버지 집에 있음을 모르셨어요
아들의 번뜩이는 지혜를 보며
한편 기쁘기도 하지만
아 올 것이 왔구나 싶어
할 말을 잃은 마리아와 요셉
그 안에서 신성을 발견하고는
이건 말로 될 일이 아니다
조용히 침묵 속에서 기도한다
아니 벌써 데려 가시렵니까
얼마나 눈치가 빠른지 
예수는 조용히 따라 나선다
그도 아직 때가 아님을 알고
정말 순종하며 지냄을 본다
모친은 마음으로 응원을 보낼 뿐..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