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고수는 비움을 아는 이다           

겉과 속이 같은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참 괜찮은 사람이다
근데 사람이고 동물이고 간에
그런 사람을 찾기란 쉽지 않다
뭔가가 부족한 사람은 부족해서
많은 걸 지닌 사람은 더 많은 걸
가지기 위해서 몸부림침을 보며
욕망의 그 끝이 어디까지인가 
그래서 사람은 배움과 가짐
그것을 넘어설 수 있는 비움
이것에 크게 눈을 떠야 함이다
사람과 동물은 뭔가를 생각한다
그러기에 그들은 장고 끝에
악수를 종종 두기도 한다
그러나 식물들은 좀 다르다
있는 그대로를 드러낸다
꽃을 키우고 야채를 키우는
그런 사람들은 잘 느낀다
그들이 얼마나 단순 소박한지
나를 그렇게 만들고 싶다면
단순 소박한 그들에게 배워라
그것이 철저하게 비움이 뭔지
나를 가르치고도 남을 것이다
그리고 나무와 숲과의 대화
이것이 가능한 사람은 
뭐가 달라도 차원이 다르다
그런 차원에 나아감이란
나를 비우지 않고는 안 된다
바로 그분이 그런 분이시다
그분은 늘 정곡을 찌르셨다
특히 모든 걸 갖춘 이들을 향해
거침없이 뭔가를 날렸다
그분이 괜히 그러하셨을까
뭔가 보이시니 그러셨을 것이다
그러니 권좌도 적당히 앉아라
장기집권 속에 장사가 있을까
대를 이어 권력을 유지하는 바리사이들
그들을 향해 그분은 강 펀지를 날리셨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