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겸장의 삶(12/2목)

 

반석 위에 진 집을 보면서

참으로 아름답고 멋지다

어떻게 이렇게 반듯할 수가

과연 몇 년에 걸쳐서 졌을까

마치 유럽의 요새들과

갈릴래아 호숫가의 성전들

천년만년 갈 수 있는 집들

그런데 요즘은 많이 달라졌다

아무리 거대한 바위산까지도

거대한 물난리를 만나고 나면

지형이 바뀌는 형국이라

웬만해서는 쉽지가 않다

해서 인간이 할 수 있는 노력

그 모든 걸 동원해야 하지만

그 안에 또 하나가 필요하다

이젠 외적인 것만으로는 

충분하다 할 수 없기에 플러스

내적이며 영적인 영역까지

뭔가 내적 작업을 안 하고는

견딜 수 없는 그런 시간으로

들어가고 있는 우리를 본다

해서 우리에겐 양수겸장이

모두 필요하다 할 수밖에 없다

집을 지어도 완벽해야 하고

마음을 닦는 것 또한 그분처럼

하지 않고서 어디 명함을 낼까 

적어도 기와를 닦아 빛내고

석경에 파리가 노닐 듯

갈고 또 닦아 내야만 하는

그런 시간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를테면 겉으론 베드로 대성전에

내면으론 성인들의 얼이

가슴에 새겨지는 그런 나날들

이것을 위해 마지막 불태울

그런 열정으로 뭉쳐져 하나 될 때

내일 무엇이 온들 무슨 상관이랴.

 

이인주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