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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 내줘 봤나(3/10목)
전쟁터에서 사람이 죽었을 때
사람은 사람을 버리고 떠난다
자신이라도 살기 위해서 떠난다
허나 개는 주인을 지키고 있다
주인이 사랑을 준 그 이상으로
개는 죽은 주인을 기억하기에
그 주인 곁을 못 떠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반려견 반려견
하고 가족이 죽었을 때처럼
그 애를 못 떠내 보내는 것이다
모든 것이 오가는 정 안에서
아니 사랑 안에서 싹트는 것
이게 살아가는 세상의 위치다
과연 남이 원하는 대로 무엇이든
해 줄 수 있을까 하고 잠긴다
사실 이것이 가능한 사람이라면
세상 안될 일이 없는 사람이다
청하면 분명히 주실 것이고
찾으면 공짜로 얻을 것이며
문을 두드리면 열린다고 하셨다
과연 자연의 위치에 맞는다
문제는 내가 청하고 구하는 것엔
아주 능수능란해 있는데
그분처럼 마음과 하늘을 열고
모든 것을 나눠 줄 준비가 안 된
나를 바라보면서 아직 멀었구나
어디까지 살아봐야 이것에 대해
과연 도가 틀 수 있으려나
그래서 그분의 멋과 맛 때문에
그분의 속으로 깊이 들어간
그분들을 마음에 새겨본다
석쇠 위에서 장렬하게 타들어 간
라우렌시오 성인을 시작해서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내준
막시밀리아노 꼴베 성인까지..
이래서 오늘도 마음이 뜨거워진다.
이인주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