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 감탄고토의 길(4/10일)
逆 甘呑苦吐의 길을 보면서
내가 이런 길을 걸어 봤던가
인생의 길이란 쓰디쓴 것
이 길을 가신 그분을 본다
무엇이 부족해서 그 길을
그렇게 처절하게 가야 했나
그때가 정해지자 뒤도 안 보고
이사야가 예언했던 그 모습대로
매질로 부족해 수염까지 뽑히는
모욕과 수치를 손수 받으신다
왜 당신의 그 신비스런 신성은
어디다 다 감추고 계시는가
이웃들에겐 그것을 다 드러내시고
정작 당신이 필요하신 때에는
인성 하나만으로 버티시면서
그냥 수괴들의 밥이 되었고
그것으로 모자라는 듯 십자가에
자신을 몽땅 내어주고 계신다
그러면서 하시는 그 말씀
그래 죽여봐라 내가 그 끝에
너희에게 무엇을 보여주는지를..
웬 세상에 이런 아이러니가 있나
그 십자가의 끝에 보이는 신비의
꿈틀거림을 영적인 사람들은 본다
이것은 말로 배울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몸소
자신을 낮추고 또 낮춤으로써
그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그럼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그들
그들은 INRI라는 큰 이름표 아래
그분을 실컷 못 질을 해댔다
유다의 왕이며 구원자라고
그렇게 칭송하며 조롱을 하는
이 어리석은 어처구니를
어떻게 받아들이라는 말인가
그래도 이 모든 것들을 몽땅
십자가 아래로 끌어 모으시고
당신 몸과 영혼으로 처형하라고
다 허락 하시고는 죽어주셨다
그 이유는 단 두 가지이다
아버지께서 기뻐하신 길이고
이웃 영혼 구령이 그 안에 있기에..
이인주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