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을 노래하며(/17일)
이제 그분은 영영 떠나셨다
그렇게 천하를 호령하시던 그분
이렇게 황망하게 떠날 줄이야
다들 무서워 숨어들고 숨죽인
그러나 봄 나비는 많이 달랐다
뭔가 바위 속 무덤가에 앉아
새벽녘의 동트는 것과 함께
그분이 기지개 이상의 큰 뭔가
그것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그것을 볼 수 있는 것은
단 한 가지 관상의 눈으로
그분의 부활을 꿰뚫을 수밖에
이렇게 누군가가 무덤가에서
그분의 부활을 노래하는 기도
그것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리라
낮엔 벌 나비가 무덤을 지켰고
밤엔 달과 별이 부활 찬가를
그러다 따사한 해님의 열기로
무덤의 그분을 프네우마와 함께
영적 호흡을 하게 하는 그때
하늘의 음성과 천사들의 도우심
그 끝에 죽음이 호흡으로 바뀌어
참으로 그분은 부활의 날개로
서서히 날개 짓 하고 있었다
그 부활이라는 것은 뭔가 달라
이집트의 투탕카맨과 람세스2세가
무덤에서 영원히 사는 것과 달리
죽은 혈관들이 다시 이어지고
뼛속 골수엔 힘찬 고동이 울려
혈액이 심장을 재가동시켰으며
마지막엔 뇌세포들을 다 살려내니
만신창이의 그분 몸은 새 단장
야 이걸 무엇에 비유해야 하나
하여간 그분은 완전히 부활했다
이제 그분은 사기지은의 은총으로
완벽하게 무장을 하고는 라뽀니
하는 그 순간에 새 세상을 열었다
이래서 그분 부활은 세상을 바꿨다.
이인주신부
2022년 부활을 축하드립니다
코로나도 물러가는 이때
그분의 부활 안에서 새 세상
영원한 생명과 더불어 사는
그런 행복한 나날 되시길
함께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