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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뜻
하늘의 때와 신앙의 기적은
손이 마주쳐야 울림이 있듯이
서로 마주보고 감동했을 때
마음에 이는 불꽃이라고나 할까
거사를 치르는 혼사집의
흥을 내는 술과 안주는
세례 때의 물과 성령 같아
혼사집의 바늘과 실이다
그런 날 사태는 벌어졌고
시골이라 술을 구하기란
하늘에서 별을 따는 격이라
뭘 어떻게 해야 하나
발만 동동 구르는 과방장을 향해
야! 이건 청탁이 아니야
하늘의 뜻이고
하느님도 반드시 이해하실 테니
‘무조건 그가 시키는 대로 해’
경험이 있는 사람은 다 안다
믿음은 그분과의 조건 없는
관계 속의 사랑이라고
다만 그분이 오는 때를 알아
그분께로 올인 하면
말 그대로 상황은 끝이다
마치 하늘의 양조장이 땅으로
별동별 떨어지듯 낙화되어
양질의 술이 차고 넘치니
이걸 무엇으로 설명가능 할까
하늘 향해 삿떼질을 하고
백날 이성적으로 조목조목 따진들
글쎄 그건 분명 아니다
차라리 몸뚱이가 다 썩어 나가도
그분을 믿을 수 있는 마음이 있다면
그 마음 안엔 이미
포도주가 익어가고 있다
그분이 바라는 건 이런 믿음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