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가방

나는 어떤 환경을 만들고 있나
아이 때는 순수 환경이기에
뭘 해도 문제가 없어 
말 그대로 자연이다
각자 시간차는 다 다르지만
몸의 변화와 함께
환경이 스스로 바뀜을 보며
아 이래서 어른이 됨은 
난해 하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내면으로 흘러들어오는 것으로부터
경계와 긴장을 늦추지 않다가
경험에 경험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몸과 마음에 익숙해 져
공사(公私)와 선악을 넘어서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란다
이때 신앙이 온전한 이는
바로 자신의 영혼을 보면서
어디부터 나를 봉헌해야하나
아주 깊은 차원에서 식별을 하여
흐트러진 자신의 맘을 바로 잡는다
이때 기도가 몸에 밴 사람이나
자신을 이끌 영적멘토가 있는 이는 
어렵지 않게 자신을 다시 세우나
이성의 개념조차 없는 이는 
그냥 흐벅져 스스로 흐트러진다
몸이 흐트러지는데 
마음이 온전할 수 있겠는가
특히 사람의 근본을 흔드는
식욕, 성욕, 명예욕으로부터 휘둘리면
마음의 가방으로부터 나오는 것은
너무 뻔해 시커멓다
해서 사람은 관능 너머 관조 속에
숨어 있는 자신의 내적 혼을 
조율할 수 있는 영적영역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그래야만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금과옥조(金科玉條)로 구성된  
그분의 신비를 꺼낼 수 있다.

이인주